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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연출가전 & 대학극전 최종 심사 결과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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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양공연예술축제
조회 181회 작성일 20-08-1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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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연출가전 심사평 


2020 밀양공연예술축제 차세대연출가전은 연극계의 젊은 창작자들이 교류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되었다. 기존의 연극적 교류가 서울이라는 공간에 집중되었으며 차세대가 중심이 되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차세대연출가전은 의미가 크다. 특히 두 팀을 선발하여 각각 서울연극협회 ‘미래연극제’와 한국연출가협회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러한 기회가 연극인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8월 1일부터 5일까지 차세대연출가전에 참가한 팀은 모두 10개 팀이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소재나 주제적인 측면이 다양했다는 사실이다. 젠더, 장애, 가족, 노동 그리고 교육 등 요즘 창작자들이 고민하는 여러 담론을 목격할 수 있어 좋았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연극인들의 감각으로 새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크게 와닿았다. 연극인들의 패기가 느껴지는 도전들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서울과 지역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이는 연극인들이 지역을 넘어 얼마나 치열하게 작업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다루고자 하는 담론의 무게 때문인지 주제나 메시지가 선명하지 않은 경우들도 있었다. 또한 주제나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표현이 거칠거나 전달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더 연극다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모든 공연이 끝난 후 9명의 심사위원은 격론을 벌였다. 어떤 작품을 선정할지에 대한 문제보다는 차세대연출가전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다양한 논의 끝에 심사의 기준을 ‘새로운 무대 표현 방식에 대한 실험과 도전’으로 잡고, 차세대연출가전에 어울리는 두 작품을 선정하였다. 작품을 선정하는 데 있어 공연의 완성도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차세대연출가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가능성과 도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그래서 심사는 등수를 정하고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조금 더 도전이 필요한 연출가들을 주목해보는 과정이었다. 패기와 설익음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 더 필요한지 심사숙고하였다. 결과적으로 실험과 도전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두 팀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축제’ 속에 ‘경연’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차세대연출가전은 경연이 아니라 교류라고 해야 할 터이다. 차세대연출가전을 통해 연극인들의 패기를 확인하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어 뜻깊었다. 아울러 차세대연출가전에 참여했던 연극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 밀양공연예술축제에서 함께 한 5일이 연극인들에게 작으나마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차세대연출가전에 관심을 가진 모든 연극인들의 발전을 기원한다.



대학극전 심사평 


단국대학교 연극전공 ‘걸희’ 

응급환자


 연극은 동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생성한다. 이야기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엮어감에 있어 여러 가지 장치와 구성의 치밀함을 뒷받침 될 때 완성도가 높다. 더욱이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르는 이야기의 담론은 풀어가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메세지의 설득력 곧 공감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전개과정 역시 흥미로워야 한다. 응급환자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괴적 주체로 인식하고 접근을 시도한 듯 보인다. 멸종 위기의 인간을 살려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보편적 인간으로 바라보고 응급환자를 해석했다는 점에서 인간 멸종과 응급환자 사이의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응급환자에게 인류문명의 파괴적 주체로서 어떤 동기나 의미를 부여가 마땅찮다. 파괴적 주체인 인간을 들여다보려면 인간이 가진 어떤 본능과 본성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고민과 탐구가 뒷받침되었더라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파괴적 인간의 행위적 특정 사건을 통해 인간적 파괴적 본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풀어 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 시점에서 젊은 20대의 시각에서 인간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험적인 도전한 것은 결과가 어떻든 동기 자체의 의도는 높이 살 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구성과 짜임새,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접근방식이 못내 미완성된 듯한 아쉬움이 들었다. 연극학도로서 더욱 분발하는 숙제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 프로젝트 <공상>

돌연변이


인간, 인공지능, 꿈이 돌연변이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 장면의 연속성이 다소 단절된 듯 보였다. 거칠고 단절된 듯하지만 전체 이야기를 끌고가는 무대 연출을 통한 시간의 설정과 공간활용은 그나마 돋보였다. 공간을 활용하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좋았으나 이야기를 전달성, 드라마의 전개방식이 혼란스러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에는 다소 거칠고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연극은 이야기의 전달성이 매우 중요하다. 명확한 주제를 돋보이기 위한 무대 연출은 극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 없는 무대연출은 일종의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 돌연변이가 극복해야할 과제는 드라마에 있고, 이 드라마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고 간추려 하나의 사건 안에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구성의 치밀함이 뒷받침된다면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되지 않을까 한다. 분투를 기대한다. 



청운대학교 뮤지컬과 

록키 호러쇼


대학극전의 묘미는 연극의 학문적 탐구를 바탕으로 한 참신성에 있다. 기성극이 가진 전통적 방식과는 사뭇 다른 진취적인 패기를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기 도전의식이 그들만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작품이 지닌 장면의 앙상블이나 배우들의 기량, 장면의 연속성이 다소 거칠고 부족하더라도 동시대를 고찰하는 연극 학도의 진정성을 느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이번 밀양연극제 대학극전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업 등으로 대학 교육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했기에 어떤 작품이 출전할 것인가 기대반 우려반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록키 호러쇼는 참여 학생들의 땀내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흘린 땀에 비례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장면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못내 아쉽다. 참여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를 주고자 한 배역을 서로 다른 배우가 소화한 것은 그 시도는 좋았으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 다소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록키 호러쇼가 지닌 시각과 청각의 마법을 보여주기에는 준비가 덜 된 듯한 공연이었다. 

    


경성대학교 JB Study

축하케이크  


연극은 행위자의 관점에서 시대를 통찰하려는 의도적 예술행위이다. 따라서 행위자, 동시대적 인식, 연출적 의도 등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대학연극의 행위 주체는 20대의 젊은 연극 학도들이다. 아카데미 연극의 실천적 결과물을 공연이라는 형식을 빌어 드러내는 것이 대학극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경성대 JB Study 축하케이크는 가족간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이기적 실태를 드러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드라마틱 하다. 이 연극은 여섯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가정을 등한시한 채 연극인의 삶을 살아온 아버지와 그의 친구, 그리고 연극인의 아내로 가정을 지켜온 헌신적인 어머니, 젠더 감수성이 예민한 딸과 대기업에 다니며 가장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들, 그리고 이웃집 총각이다. 설정은 얼핏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며 겪고 있는 일상의 가정의 단면 같아 보이지만 사건의 전개과정이 다소 거칠고 과장된 측면이 단점으로 꼽힌다. 출연 배우들간의 매끄럽지 못한 연기적 앙상블에도 불구하고 이기적 인간 ‘메리테우스’와 이웃집 총각의 등장이 흥미를 더해준다. 전체적으로 드라마를 끌고 가는 힘과 연극적 경계를 잇는 연출 의도가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극전공

DRIVING LOG


삶이 시간의 변천사라면 젊음은 변천사 안에 잠시 머문 것이 아닌가. 서울예대 DRIVING LOG는 90년대생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무대 한 가운데에 놓인 차(車)과 배우들의 일상의 언어가 마치 현재와 미래, 현실과 이상이라는 톱니바퀴가 아스라이 탈선의 경계를 위협하는 암시가 돋보였다. 그들의 여행은 현실의 도피 또는 탈선이 아니라 현실의 경계에 저항하며 적응하려는 또 다른 비상구 쯤으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시사적인 사건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생뚱스럽고 발칙한 대화가 신선하게 와 닿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구도와 극적 전개방식이 젊은 세대의 감각에 어울리게 연출되었으며, 출연진들의 고른 연기적 앙상블과 테크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마지막 반전효과 역시 극적 흥미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보여 극적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동양대학교 공연영상학부

광인들의 축제


미쳤다는 경계는 어디로부터 시작될까? 정상과 비정상, 일상과 탈선의 경계를 한번 쯤은 고민해봄직 하다. 더욱이 코로나 19사태로 일상의 모든 것이 반강제적으로 변하거나 변해야 하는 시국에 미치지 않고서야 적응할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겪고 있지 않나. 동양대학교에서 출품한 광인들의 축제는 이러한 시의성을 띤 작품 같아 보인다. 전쟁이라는 사건 속에서 미쳐야 살아 남을 수 밖에 없는 삶의 현실성 앞에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은 동시대를 고찰하는 연출자의 시대적 고민과 연기자들의 이해라는 전제적 배경이 깔려있어야 한다. 연극에 입문하려는 젊은 학도들이 풀어내기에는 다소 진중한 메타포가 아닌가 하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한 작품이었다. 스산하고 어둡고, 무거운 무대 배경을 지루함 없이 몰입도를 높이려면 배우들의 현란한 연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속도감이나 배우들간의 연기적 앙상블, 그리고 극 흐름을 이어가는 장면의 연속성 등에서 손 봐야할 부분이 많아 보였다.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간의 연기 편차가 심한 것도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총평 


2020 밀양공연예술축제 대학극전에서 예선 심사를 통과해 본선에 오른 6작품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사실 경연은 우열을 가리는 것을 전제로 두지만 예술작품을 놓고 우열을 가린다는 것, 대학의 이름을 걸고 경연에 나선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 환경 속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자 작품을 제작한 그들의 뜨거운 연극 열정에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심사라는 어렵고 무거운 역할에 따라 무례한 평가를 함에 있어 먼저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수준은 무난했다. 전공 학도들의 열정도 잘 전달되었다. 객석을 채운 관객들의 반응도 출연한 배우들의 열정 못지 않게 훈훈하게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학극적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진취적이고, 패기있는 신선함과 실험정신이 부족해보였다. 대학극전은 학도들의 잔치인 만큼 아카데미한 연구정신과 기성 연극에 도전하는 실험정신이 돋보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측면에서 대학극전이 갖는 의미는 작품의 완성도, 예술성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실험정신과 그들만의 시선으로 시대를 읽어내려는 멘탈성이 더욱 두드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전한 연극학도들의 뜨거운 열정에 보답하듯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지만 드라마성의 완성도와 연출의도의 명확성, 무대연출의 적정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등을 고려하여 심사위원 합의제 방식으로 단체 수상팀과 개인 수상자를 가려냈다. 6일 동안 즐기운 마음과 무거운 마음으로 대학극전을 관람한 심사위원들의 고심을 이해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