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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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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0.08.11 ~ 08.12 21:00 | 러닝타임: 100분
장소:성벽극장 |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
작품소개
이오네스코의 <코뿔소>는 잘 알려진 부조리 작품이다. 집필 당시 세계 제 2차 대전에 대한 비판의식 아래 전체의 광기와 개인의 공포를 대립시켜 ‘과연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우리는 인간다움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하여 희곡 자체는 마을 사람들의 집단적이고, 납득 할 수 없으며, 개연성 없는 변신을 마주하는 ‘베랑제’라는 인물을 통해 나는 나로서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의 투쟁사로 분석됐다. 하지만 전체를 비판하고 그들에게 물들지 않는(코뿔소로 변하지 않는) ‘나’라는 ‘존재’로 끝까지 버틸 것이라는 다짐은 지금 설득력을 잃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무대는 여럿의 코뿔소가 으르렁 거리고 한 명이 남는다. 하지만 그가 비로소 ‘인간’이며, 그가 ‘생존’ 함으로써 ‘인간다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절규에 집중하지 않는다. 내집단과 외집단의 균열, 일방적인 정보들, 소통되지 않는 집단의견은 과거보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조금 더 소규모로 견고해졌으며 구체화 되었다. 우리의 이번 무대는 정답을 제공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나는 단지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우리는 코뿔소인가? 인간인가?”
기획의도
연극 <코뿔소>는 논리의 기반인 ‘보여 지는 것’ 혹은 ‘보는 것’의 ‘사고’가 무너지며 끝내 사람들이 코뿔소로 변한 형이상학적인 상황 앞에서 좌절하게 되는 희곡을 무대에서 고스란히 구현하기 위해 배우들이 직접 악기(사물 북)를 사용하였다. 이는 2018년 마포아트센터에서 선보인 <후산부, 동구씨>, <이솝우화>를 잇는 연희 시리즈의 최종판으로 악사들이 극의 분위기를 형성한 연극<후산부, 동구씨>, 가족음악극을 표방한 <이솝우화>에 이어 부조리극 <코뿔소>를 연출하여 부조리한 현실을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며 논리적이라고 일컫는 것들이 사실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이전 작품의 연희 리듬과는 달리 전통을 잇는 새롭고 현대적인 리듬을 발견하고 무대화시켜 작품 본연이 갖고 있는 생각 거리에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풍부하게 배치하여 연극<코뿔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연극 <코뿔소>는 공연을 통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당연하다고 믿고 있으나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신념, 기준, 이상향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과 만났다.
작품소개
애초 광장의 코뿔소는 ‘외부로부터 온’ 것이 아닌 ‘내부에서 생겨 난’ 것이었을까?
“사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건 없어. 모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지.”
연극 <코뿔소>는 상황에 직면한 인간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공포로 느꼈던 코뿔소가 무리를 형성함에 따라 절대의 존재 ・ 완전하고 순수한 존재로 인식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외적 상황, 삶의 조건 등에 따라 가치관이 변화되는 현대인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그렇다면 사건을 인정하고 극복하라고, 상황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이오네스코의 <코뿔소>는 비극의 주조가 저변에 깔려 있는 인간 – 코뿔소, 사납고 그로테스크한 동물 마스크를 쓴 인간들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이며, 전 유럽을 휩쓸던 나치즘의 집단 본능에 대한 풍자로 집필되었으나 공상집단 뚱딴지의 <코뿔소>는 끝까지 변하지 않고 인간다움을 유지하려는 주인공 '베랑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 속하려는 '개인' 즉 코뿔소들이 장악한 무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절대적으로 옳은 건 없어요. 옳은 건 바로 세상이죠. 당신도 나도 아니라구요."
공상집단 뚱딴지의 <코뿔소>는 전 막을 통틀어 갖고 있는 비극적 기저보다는 희극적 상황에 조금 더 집중한다. 난데없는 코뿔소의 출현, 코뿔소를 두고 벌어지는 각종 억측들, 코뿔소로 변화하기 이전부터 갖고 있던 각 등장인물의 성격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다분히 희극적 이기 때문이다.
시놉시스
프랑스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베랑제는 광장에서 친구 장을 만나는데 엄청난 소음과 먼지가 그들의 대화를 방해하고 한 마리의 코뿔소가 전속력으로 달려온다. 코뿔소가 지나가고 흙먼지에 뒤덮인 광장의 목격자들은 그것이 “아시아 코뿔소인지, 아프리카 코뿔소인지” 격론을 벌이지만한 결론은 나지 않는다. 하루가 지난 월요일, 베랑제의 직장 동료를 시작으로 가장 친한 친구인 장을 포함한 마을 사람이 코뿔소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들은 무리를 이룬다. 거리를 활보하는 코뿔소가 점점 많아지고, 단순 우려였던 것은 명백하게 현존하는 위협이 된다. 베랑제는 변화를 목격하고 코뿔소들에게 저항하려 하지만 절대 고립의 위기는 그에게 “마지막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출연진
배우 : 리우진, 전중용, 김지원, 윤광희, 이인석, 유다온, 노준영, 이의령, 승리배, 오윤정 전환수 : 김태완, 남기욱, 위다은, 심태영
STAFF
연출가/각색 : 황이선 | 연희/움직임 : 소경진 | 작가 : 외젠 이오네스코 | 번역 : 박형섭 | 무대디자이너 : 김혜지 | 조명디자이너 : 김용호 | 음향디자이너 : 류승현(RAINBOW99) | 기획 : 박지인 | 기록(사진 및 영상) : 이정훈(명랑사진관) | 조연출 : 박지은 | 오퍼레이터 : 강지현, 여온
단체소개
공상집단 뚱딴지”는 일상의 사소함도 생경하게 관찰하고, 무대의 물음표를 넘어 무대 밖 느낌표로 확장하고자 하는 연극 단체입니다. 뚱딴지는 세상과 삶을 다르고 엉뚱하게 바라보고 관객과 소통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공상집단 뚱딴지”는 매해 정기공연과 다수의 워크숍, 페스티벌 초청, 자체 제작공연과 소외계층 순회 사업, 거리공연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극의 예술성과 함께 공공성을 지닌 공연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였습니다. 대극장과 중 ․ 소극장을 아우를 수 있는 인력과 테크니컬 팀이 조직되어 있으며, 다수의 레퍼토리 공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상집단 뚱딴지”는 인류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보편적 관념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나가며, 희곡 속에 숨겨진 연극다움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 공연마다 과감한 연극적 언어를 통해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모색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