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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밀양공연예술축제 <윤대성 희곡상> 선정작(가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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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양공연예술축제
조회 2,887회 작성일 23-07-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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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밀양공연예술축제 윤대성희곡상총평 

 

심사위원 홍창수, 김수미

 

30편이 응모되었다. 신춘문예에 비하면 응모 편수가 적은 편이지만, 희곡들을 읽어보니 윤대성 희곡상의 열기가 뜨거웠다. 전통을 소재로 한 희곡부터 동시대의 리얼리티를 담은 진지한 희곡까지, 낭만코메디부터 SF드라마까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응모작들은 다채로웠다. 응모작들 중 다수가 기쁨보다는 슬픔을, 희망보다는 절망을 극화했다. 그만큼 작가들이 우리 시대의 그늘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본다. 작가는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눈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아쉬움도 컸다. 극작술이 안정되지 못한 작품들, 주제의식이 약하고 작가만의 개성 있는 목소리가 결여된 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관점에서 심사위원들은 본선작으로 네 작품을 선별했다. <백발의 성주>. <돛단배>. <물 속의 거인>. <들여다보지 마시오>. 네 작품 모두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극작술. 세계에 대한 문제의식. 연극적 상상력 중에서 각각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띠었다. 장점을 언급하자면, <백발의 성주>는 고물장수 가족의 밑바닥 인생살이와 해체의 위기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지점이 좋았다. <돛단배>는 양반과 동학교도와 노예가 난파되었다는 극적인 상활 설정과 돛단배라는 작은 소품이자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연극적 상상력이 좋았다. <물 속의 거인>은 난파된 위기 상황에서 생존과 구원, 현실과 신화적 상상이라는 대립을 풀어나가는 힘이 좋았다. <들여다보지 마시오>는 벽에 뚤린 구멍 하나를 소재로 삼아 구멍을 통한 바깥 세계에 대한 갈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인간과 세상의 금기에 대한 여러 가지 사유가 알레고리 수법으로 재미있게 극화되어 좋았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네 작품 중 <들여다보지 마시오>를 가작으로 선정했다. 단순한 사물을 통해 사건과 갈등을 만들고. 조그마한 구멍이 군인과 헬리콥터의 총격으로 생긴 구멍이라는 현대사의 폭력성까지 문제를 확대시켜 나가는 작가의 통랄력과 사회적 상상력에 찬표를 던졌다.

당선작을 내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본선에 오른 모든 작품은 다른 자리를 통해 좋은 공연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 윤대성희곡상에 응모해준 모든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앞으로 윤대성희곡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모두 무궁한 발전과 건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