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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밀양 채운 예술향기에 더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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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양공연예술축제
조회 1,984회 작성일 22-07-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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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밤에도, 무대 불빛 꺼지지 않는 밀양이었다.

지난 8일부터 막을 올린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와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로 발길 닿았던 밀양 곳곳에는 예술의 향기가 그윽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34도에 육박하는 찜통같은 더위에도 사람들은 30분 뒤 있을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아리나 입구 매표소로 발걸음을 향했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오후 2시 30분, 빈 좌석 없이 객석이 가득 채워진 스튜디오극장Ⅱ에서 시작된 극단 밀양의 뮤지컬 ‘불꽃’ 공연. 조선 역사상 7일이라는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있었던 단경왕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열연을 비롯해 화려한 의상과 절도 있는 춤사위, 공간 가득 메우는 노래는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관객석에서는 장면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지난 26일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 무대에 오른 극단 밀양 연극 '불꽃'./한유진 기자/
지난 26일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 무대에 오른 극단 밀양 연극 '불꽃'./한유진 기자/

장은주 극단 밀양 대표는 “우리지역 축제를 통해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밀양아리나 내부를 한 바퀴 둘러봤다. 유럽 원형극장을 방불케하는 야외공연장 성벽극장이 나왔다. 얼핏봐도 500여 좌석이 훌쩍 넘어보이는 이곳에서는 지난주까지 ‘Weekend 성벽’이라는 주제로 개막작 ‘돌아온다’를 비롯해 ‘더 킹 그대는 젊은 영웅’, ‘쉐프’, ‘열혈심청’ 등 다양한 작품이 올랐는데 매진 세례가 이어졌다.

오는 29일 웨스트심포니오케스트라가 꾸미는 폐막식과 디제잉, 댄스 퍼포먼스 ‘씨티 오브 오로라’ 등도 성벽극장에서 열린다.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아리나 전경./한유진 기자/

장진호 밀양공연예술축제 예술감독은 “올해는 연극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도입해 시민 분들이 공연예술 전반을 즐겁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며 “아울러 경남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의 작품 비중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오후 4시 30분, 물빛극장에서는 생활문화예술동아리의 합창이 울려퍼졌다. 동시에 밀양아리나 입구에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5시 경남도립극단의 연극 ‘대학살의 신’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이들의 싸움을 해결하기 위해 만난 두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학살의 신’이 무대에 오르는 스튜디오극장Ⅰ 역시 객석에는 관객들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배우들의 열연에 관객들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연극이 끝나자 관객들은 배우들을 향한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지난 26일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에서 경남도립극단 배우들이 연극 '대학살의 신'을 선보였다./한유진 기자/
지난 26일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에서 경남도립극단 배우들이 연극 '대학살의 신'을 선보였다./한유진 기자/

학생들과 함께 축제에 방문한 밀양 세종고등학교 이예솔(36) 교사는 “인근에 체험학습이 끝나고 축제에 왔다. 체험학습만 하고 돌아갔으면 아쉬울 뻔 했는데 밀양공연예술축제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학생들의 반응도 정말 좋다”고 전했다.

연극이 끝난 뒤 밀양아리나에서 차로 10여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밀양아리랑아트센터로 향했다. 이곳은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의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장소 중 하나다.

오후 7시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 입구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역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극제 TF팀에 따르면 매 공연마다 매진 혹은 객석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제상아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기획경영국장은 “이번 연극제와 더불어 밀양공연예술축제도 함께 개막한 만큼 공연 양도 많고 그만큼 관객들도 많이 찾아와 참 좋다. 한동안 미투 사건 등으로 밀양 연극이 침체돼 있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서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7시 30분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 안, 이날은 본선경연 참가작 중 하나인 경북 대표 (사)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연극 ‘삼장사의 용감’이 무대에 올랐다. 경연인 만큼 관객들은 숨죽인 채 연극의 진수를 만끽했다.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경연 참가작 경북 (사)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연극 '삼장사의 용감'./한유진 기자/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경연 참가작 경북 (사)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연극 '삼장사의 용감'./한유진 기자/

박정희(32)씨는 “보통 타지로 나가 연극을 보고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바로 근처에서 전국 각지의 수준 높은 연극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극제에 세 번 정도 왔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와서 연극을 즐기고 싶었는데 일정이 있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밀양공연예술축제와 대한민국연극제 모두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 예술인들에게도, 시민들에게도 헤어짐이 아쉬운 여운 가득한 밤이었다.



[경남신문] 한유진 기자